작년 두 차례에 걸친 총장선거를 통해서 모든 총장후보들이 지적하셨듯이, 안타깝게도 지금 서울대학교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교수사회의 자존심이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행정만능주의에 따른 관료화에 시달리면서 품위있는 학자나 교육자가 아닌 수동적 직장인으로서 대우받곤 합니다. 그 사이 대학본부와 단과대학, 교수와 학생, 그리고 직원 간 갈등은 심화된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교수들은 허울뿐인 특권층으로 오해받으며, 어느 누구도 교원의 권익 및 처우를 챙기지 않고, 대학 환경개선의 절실함을 애써 외면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저는 34대 교협의 핵심 과제를 ‘지식공동체로서 참대학의 가치실현을 위한 변화의 모색’으로 정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평교수 한분 한분의 의견이 소중하게 받아들여지고 모두가 제대로 존중받는 대학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사람을 소중히 하는 서울대를 만들어야 하며, 이러한 서울대의 모습이 우리 대학을 바라보는 사회의 눈길을 보다 따뜻하게 바꿀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이번 회장선거 과정에서 제가 공약으로 제시하였듯이, 무엇보다도 교수님들의 권익을 소중히 하는 다양한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이미 가동 중인 ‘교수권익위원회’의 활동을 더욱 강화하면서 교수님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여러분의 대표로서 앞장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 확보를 위해서 교수친화적인 환경을 만드는데도 만전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그리고 법인화법 개정, 총장선거제도 개선과 같은 입법에도 참여하는 등 서울대학교의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에 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교협이 임의단체나 이익단체로 폄훼받지 않고, 대학본부와 견제 및 협조관계를 잘 구축해 평교수들의 권익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봉사하는 소중한 협의체로 교협 위상이 제대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런 점들을 명심하고 품격있는 교협활동을 위해 모든 교수님들의 뜻을 모아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부족함이 많지만 많은 성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